쿠팡의 PO가 말하는 애자일 혁신 전략 - 조직을 성공으로 이끄는 프로덕트 오너
한국의 유수 IT기업 중 애자일 조직이 제일 잘 돌아가는 곳은 어디일까?
신생 스타트업, 중소 규모의 유니콘을 제외하고 알만한 회사 중에 꼽으라면, 단연 쿠팡(Coupang)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른 회사에서 애자일 방법론에 대해 한참 스터디를 할 때 쿠팡은 이미 애자일 단위 workflow를 도입하고 지금까지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IT회사이자 이커머스 기업이다.
같은 인더스트리에 있는 사람으로서, 또 개인적으로 지향하는 일의 방향성이 애자일 방법론의 철학과 비슷하다고 생각해 예전부터 읽어보고 싶었다. 제목에서 드러나는 저자의 강한 자신감(?)의 실체가 궁금하기도 했다. 다들 비슷한 생각이었을까? 출시 이후 경영전략 분야에서 꽤 상위에 랭크됐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한 직군이라 프로덕트 오너의 실무 경험담을 접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읽어볼 만한 책이다.
그러나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론과 프로덕트 관리 노하우가 어느 조직에나 최선의 답일 수 없다. 애자일틱한 (겉으론 애자일을 표방하지만 실상은 그러지 못하므로 '-틱'하다고 표현) 조직에서 번듯한 애자일 조직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아 보였다. 비슷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몇개 회사 또는 조직의 사례를 접해본 바로는 그렇다. 조직원 개인의 노력과 의지가 모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조직&일하는 법의 변화를 (결과물을 닥달하지 않으면서) 지원해주는 회사가 한국에는 많지 않은 것 같달까 (코쓱)
내가 생각하는 애자일을 도입하지 못하는 이유, 도입이 돼도 제대로 잘 돌아가지 않는 이유는 이 정도인 것 같다
1. 도메인별/기능별 상호의존성이 높아 애자일 그룹이 독립적으로 working하기 어려움
다른 서비스를 경험해보지 못했으므로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험에 기반한 의견이다. 커머스 서비스는 상품-장바구니-주문결제-배송 단까지 각 기능별로 연관되어 있는 로직이 많고 복잡도가 높은 편이다. 어디 조금만 바꾸려고 해도 다른 영역에 수반되는 수정사항이 많아 내가 담당한 그룹 안에서 고치고 릴리즈하는 결정을 하기 어렵다. 전 회사에서 고객도 직원도 아리송하게 만드는 복잡한 쿠폰 할인의 구조를 전반적으로 바꾸려던 적이 있는데 할인가는 판매자가 상품을 등록할 때, 상품이 전시되는 각종 전시용 페이지, 장바구니/주문 쪽까지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컸다. 이쪽에서는 중요하게 생각하고 스피디하게 진행하고 싶지만 같이 작업해야하는 다른 도메인의 우선순위와 리소스를 고려해야하니 애자일 특유의 빠른 수정과 빠른 피드백 도출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
2. Business 부서의 의사결정이 PO의 우선순위와 align하기 어려운 환경
책의 표현을 빌려 쉽게 말하면 PO가 mini CEO의 역할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애자일은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PO가 Product 관점에서의 우선순위를 정해도 실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고 상품을 소싱해오는 business 담당 부서의 우선순위는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매출 실적에 대한 pressure가 클수록 중장기적인 플랫폼 개선보다는 당장의 돈을 벌어올 수 있는 피쳐를 우선시할 수 밖에 없다. 개선하고 테스트해봐야할 backlog가 쌓이고 있어도 '이걸 만들어야 영업을 해올 수 있고 얼마를 벌 수 있다'는 구체적인 요구사항 앞서 진행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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