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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with Leather

가죽공예 준비물 구입기

작년 가을, 집근처 가죽공방에서 일일체험으로

클러치를 하나 만들었다. 


제대로 배워보고 싶은 마음은 죽 있었는데

여러 이유로 공방에 다니긴 어렵고, 독학 하기로 마음 먹음.


원래 손바느질이나 홈패션에 관심을 가져온 터라

가죽이라는 재료를 좀더 이해하면

혼자서도 뚝딱뚝딱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오만에 빠져있다.)


밑에 사진이 그때 만든 클러치인데 실제로 보면 네이비 색에 핑크 스티치라

유니크한 매력이 있다 (는 착각에 빠져있다)

가장 베이직한 스타일이라 여기저기 들 수 있어 좋다.


남는 가죽으로 공방샘이 팔찌도 하나 맹글어주셨음








서울 사는 가죽공예인들은 신설동 가죽시장에 간다.


간만에 들린 동묘시장. 


동묘 스웩이 넘친다.










정말 잘 고르면 좋은 브랜드에 깨끗한 옷을 득템할 수 있으나


확률이 매우 낮다. 


나도 겨울코트와 치마를 득템한 적이 있었는데


한 보자기씩 사가는 동묘 스웨거들 사이에서 금새 무기력해짐...










---------------- 잡소리 절취선 ---------------



원래 취미는 장비빨로 하는 거지만


가장 기본적인 준비물이 매우 많은 게 가죽공예다.


다 산 것 같아도 하나씩 빼먹는 게 꼭 생기고 

하다보면 필요한 게 많아지는 고급 취미.


가죽공예=귀족공예  라는 말에 공감한다.





개인적인 주관으로


이정도만 사놓으면 간단한 소품은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비싸게 사려면 끝도 없이 비싸기 때문에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는 게 필요하다 (라고 내 자신에게 타이르기)





가죽 구입은 '명진피혁'에서 

기타 공구들은 '만물상사'와 

인터넷쇼핑몰 레더노리, 중고나라, 집앞 문방구, 에서 구매했다.


레더노리는 지마켓, 옥션에 입점해있으니 쿠폰 먹여서 구입!







1. 바늘, 실, 사포





- 존제임스 바늘 4호 4개. 바늘도 크기가 다양하다만 이게 젤 무난하대서. 


- 비니모 갈색실 : 린넨사 같은 천연사에는 왁스칠이 필요한 반면 이런 합성사는 굳이 왁스칠을 하지 않아도 된대서

합성사 중 괜찮다고 들은 비니모로, 색깔은 브라운으로 샀다.

매우 함정은 만물상사 가서 홀린 듯이 왁스를 집어들고 왔다는 점 데헷


- 사포: 가죽과 가죽을 본드로 그냥 붙이면 안 된다. 사포로 표면을 갈아준 뒤 붙여야 함. 600방-800방이면 괜춘.

집앞 문방구에서 샀다. 집에 오자마자 조각조각 잘라서 공구함에 넣어놨다.







2. 가죽


- 명진피혁에서 블랙 & 러시안블루색 사피아노 쪽피 2장, 이름 모를 인디핑크 가죽 1장 총 3장 구매.


- 가죽은 1평 단위로 판매하는데 어차피 연습용이라면 통가죽에서 자른 걸 사는 것보다 이미 조각으로 잘라 파시는 가죽들을 사는 게 이득이다. (1평=30*30)


- 세 장 사는데 대략 13000~14000 정도 들었다. 평당 4000원 선이라고 보면 될듯.

- 종류 다양하게 있다. 명진피혁 사장님의 통화를 엿들으니 양가죽은 잘 안 들여놓는다, 양가죽은 수입이 대부분이다 이런 내용이었음. 가죽공예는 소가죽이 메인이다.


- 가죽을 보는 안목을 기르고 싶다. 여러 질감, 두께, 종류에 따라 어떤 소품과 어울릴지 보는 눈을 갖고 싶다.

- 개취로는 부들부들거리는 베지터블 가죽 보다 내구성 좋고 빳빳한 느낌을 좋아한다. 그래서 사피아노를 2장이나 업어왔는데
아마 카드지갑, 장지갑, 클러치 처럼 손이 많이 닿는 소품에 적합할 것 같다. 


- 사진으로는 잘 안 나왔는데 저 인디핑크색 가죽이 오묘한 매력이 있다. 핑크색 아이템이 없어서 어떤 걸 만들어야 예쁠 지 잘 모르겠다.


- 명진피혁 아저씨 매우 친절하시다. 원하는 색 가죽 찾는 것도 귀찮은 내색 하나 없이 친절하게 도와주신다. 포카리스웨트도 한잔 주심 :)










3. 고무판, 커팅매트, 커터칼



- 고무판: 치즐로 가죽에 구멍 뚫을 때 밑에 받치는 판이다. 딱딱한 바닥 위에서 하면 치즐의 날이 상하니까. 레더노리에서 10 * 20 사이즈로 구매함. 너무 클 필요 없다.


- 커터칼: 튼튼해보이는 놈으로 새로 샀다. 가죽용 칼도 팔지만 커터칼로도 깔끔하게 자를 수 있다. 가죽공방에서도 커터칼 많이 쓴다.


- 커팅매트: 커터칼로 자를 때 받쳐주는 용. 저 작은 건 레더노리에서 사이즈를 잘못 산 거고 뒤에 초록색이 60센치짜리 큰 커팅매트다. 










4. 치즐



- 가죽에 스티치용 구멍을 낼때 필요한 도구


- 2날, 5날, 10날 다 필요함 (돈이 없어도 너무 없다면 5날이나 10날 중 하나 생략 가능? 그치만 세트로 팔더라 거의...)


- 사선치즐, 다이아몬드치즐 중 맘에 드는 거 사면 된다는데 사선이 스티치 했을 때 모양이 더 예쁜 것 같았다.


- 밑에 핸드프레스 기계를 살게 아니라면 망치가 필요함








5. 본드, 본드칼



- 도애지. 돼지본드. 가죽에 보강재, 안감을 붙일 때 가죽끼리 붙일 때 등등 다용도로 쓰일 것이다.


- 문방구에 튜브형 본드도 상관은 없는데 넓게 펴바르기가 어렵다.














6. 핸드프레스


- 집에서 가죽공예 할 거면 꼭 필요하다. 특히나 아파트 살면서 책상에 망치질 쿵쾅거리면 층간소음유발자로 신고 먹을 수 있다. 적은 힘으로 더 깊게 뚫을 수 있다.


- 중고나라에서 5만원 주고 구입한 핸드프레스다. 그냥 사기엔 매우 고가장비다.....중고나라 첫 구매라 사기꾼일까봐 걱정을 했는데


- 결론적으로 가죽공예인은 사랑이다. (택배도 빨리 보내주시고 새 핸드프레스라면 있었을 기름범벅칠도 없고 ㅎㅎ)


- 치즐을 저기에 조립해서 쓸 필요 없다. 치즐 갈아끼고 구멍 엇나가고 오히려 더 불편할테니

손으로 치즐 위치만 잡고 망치처럼 힘을 내려주는 역할만 하면 된다.


- 아일렛, 스프링도트 같은 기타 부자재들 장착할 때도 써야지이이이














7. 기리메 또는 엣지코트



- 가죽 모서리 라인을 따라 깔끔하게 칠해주면 가죽이 풀어지지 않는다. 안 칠한 내추럴함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딱 떨어지는 게 좋다. 바느질로 치면 바이어스를 두르는 느낌으로!


- 웬만하면 가죽색에 맞춰 사야 좋다. 


- 집에 나동구는 면봉이나 스테인레스 귀이개로 발라주면 되겠지? 어플리케이터가 꼭 필요하진 않다고 봄 











8. 왁스, 본드 지우개


- 왁스칠이 필요없는 합성사를 샀음에도 공방에서 왁스칠하던 기억에 사로잡혀 걍 사왔다.ㅠㅜ 작은 거 하나 있음 평생 쓸 수 있다. (내기준)


- 본드칠하고 고무판이나 본드칼 여기 저기 붙어있는 본드똥들을 지우개로 슥슥 지우면 지우개에 덩어리져 붙는다. 

공방에서 본 도구 중 가장 신기했다.

 









9. 기타


- 포니: 깜박하고 주문을 안했는데 있으면 가죽공예 삶의 질이 올라간다. 바느질하기 좋게 가죽을 고정해주는 기구다. 


- 펀칭도구, 스프링도트, 지퍼 기타 등등등....은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사면 된다. 당장 필요한 것만 사도 이렇게나 많은데.......... 부자재 하나하나 다 구비해두다간 바늘에 실도 꿰기 전에 탈진할 게 분명함


- 가죽 단면 마감하고 표면을 관리하는 약품도 종류가 많다. 그건 고급 레베루에 올라가면 합시다. 천천히 알아도 될 것들이라구요.


- 내가 모르는 도구, 용품들이 더 많이 있을 줄로 안다. 그 모든 건 차차. 필요할 때. 가죽공예좀 한다고 할 때. 그 때 배우는 걸로.





나름 정리한 책상인데도 정신 사납다.


패브릭 바느질과 가죽 바느질은 같은 듯 매우 다르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 작고 쉬운 거부터,


차근차근 만들어봐야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