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24-20140807 네팔여행
작년 여름방학, 나는 이번 방학이 내 인생 마지막 방학일 것 같다는 직감이 있었고
모두가 취업준비로 바쁜,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 4학년 여름방학에, 훌쩍 네팔로 떠났다.
그리고 그것은 2014년 내가 한 선택 중 제일 탁월한 선택이었다!
(운 좋게도 아쉽게도 삼개월뒤 정말 미생이 되었으니 내 직감이 들어맞은 것)
약 2주간 온갖 개고생을 다했지만 문득 네팔에서의 한량질이 그리울 때가 있다.
와이파이도 전화도 안 터지는 산속에서 할 수 있는 건
가만히 누워 책을 읽는 다거나 일기를 쓰는 정도였다.
SNS로 멋드러진 사진을 자랑할 수 있는 여행지는 아니라
생각날 때마다 조금씩 포스팅을 하려고 한다.
잠들기 전 매일 쓴 일기를 토대로.
Day 1
11:00 인천 출발
16:30 콸라룸푸르 공항 도착, 환승
22:20 카트만두 도착, 숙소이동 (Backyard Hotel)
첫날은 늦은 밤에 도착했기 때문에
사진이 없다.
네팔 첫날, 출국부터 타멜 숙소 도착까지 한 일은 별로 없지만 진이 빠진다.
비행기를 12시간 넘게 탔더니 나중에 돈 더 벌어서 쿨하게 직항 끊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말레이~네팔 비행기에서 내 옆에 앉은 순딩이 네팔 청년들은 귀여웠다.
개인 스크린에 나오는 영화 보는 법을 가르쳐줄까말까 고민했는데, 결국 혼자 터득한 것 같았다. 아쉬웠다. (착한 짓을 놓쳤어!)
그래서 입국신청서 쓸 때 우연히 만나 펜을 빌려줬다. (착함지수 ++)
민망한 일도 있었다.
인천공항에서 어떤 스님 한 분과 내또래 여자애가 '언니 어디까지 가세요'라고 걸걸하게 물어왔다.
'말레이까지 가요'로 딱 거절했다가 (아마 짐이 넘쳐서 부탁한 것 같은데)
네팔까지 같이 왔다.
#민망 #땀삐질 #깍쟁이의 최후
이후에도 비행기 통로에서 '언니가 들어가셔야 되요' 걸걸하게 한 소리 들었다 ㅎ
세관통과하고 나오는 길에 한국언니 (초등학교 교사를 관둘 예정이라고)도 만났는데 자주 볼 수 있었음 좋겠다!
세관검사는 안 했다. 다 통과 시켜줘서 기분 좋았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날 데리러 공항 마중 온 픽업가이를 겨우 찾았는데
웬 떼거리들이 들러붙어 짐 살짝 들어주고 팁을 달라네 X시끼들이 ㅡㅡ
픽업가이도 그들을 제지하지 않았다.
1$ 줬다가 ㅈㄹ해서 2$주고 Bye, enough 했다. 또 뜯기나봐라.
동북아 여성의 naive, easy한 이미지는 어딜 가든 힘들다.
픽업기사와는 영어가 잘 안 통했으나 그럭저럭 얘기를 주고 받았다.
너네 형이 일을 안하는 걸 왜 나한테 얘기하는 진 모르겠으나....
타멜의 밤거리는 무서웠다. 그러나 무사히 도착은 했다.
우기라 도심에도 비가 억수로 쏟아졌다.
체크인하고 바로 Hot Shower를 했다. (녹물 냄새가 좀 나지만 나쁘지 않았음)
화장품 파우치를 잃어버린 줄 알고 온갖 욕을 하다가 찾았다. 좋다.
내일 여섯시에 인나야되는디 걱정이다.
침대가 눅눅한 게 잠들 수 있을지 몰겠다 ㅠㅠ
오늘의 BEST: 인도 상공에서 본 별천지 하늘
오늘의 다짐: 쓸데없는/필요이상의 걱정과 경계는 여행의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재미를 반감시키니 자제하자
지출: 25$ 비자 + 2$ 팁시끼 =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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