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비를 기록하겠다고 마음 먹은 건 오래된 내 다짐이었다. 인스타에 한번씩 올리는 사진으로는 온전히 담을 수 없는 뚜비에 대한 이야기들. 뚜비는 할 얘기가 참 많은 강아지(이제 개라고 해야되나?)다. 길에서 만난 동네주민들은 절대 좋아할 수 없는 개다. 집에 온 손님도 이놈 때문에 고생하게 된다. 내 개지만 솔직히 귀염상도 아니다.
이제 8살, 뚜비는 한창인 나이지만 그래도 한해한해 나이듦을 느낄 때가 있다. 좋아하는 간식이 달라지고 털의 색이 희끄무리해진다. 어릴 때 모습이 잘 기억 안 나는 것도 슬프다. 언젠가는 반려견과 이별해야 하는 게 반려인들의 숙명이라지만 아직 나는 자신이 없다. 휴가를 3일은 내고 엉엉 울어야 될 거 같고 맨날 동영상 보면서 그리워하고 싶다 뚜비듀비 ㅜㅠ
그래서 함께 하는 동안 내가 느낀 뚜비에 대해 적어놓으려고한다. 앞으로 반려동물을 몇 번 더 키울랑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뚜비다.
나보다 체온이 높아 옆에 있으면 늘 따끈따끈한 뚜비.
여름엔 불덩이 같아서 좀 덥기까지한 뚜비.
그래도 옆에 와줬으면 하는 뚜비.
정 많은 소심쟁이 푸들 뚜비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사진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발밑에 폭 앉아있는 뚜비다.
이불 위의 묵직한 덩어리, 이묵덩 뚜비다.
(글쓰다 보니 짠한 감성이 돋는데 정신차려보니... 오늘 산책에서 날 너무 고생시켜 밉디 밉다 이자식. 목 졸리지 말라고 하네스 사와서 응봉공원까지 가줬는데 말이야, 농구공이랑 강아지만 보면 소리 지르고 다녀서 너므나 챙피하고 죄송시러웠음. 민폐견 진상견 웬수견 같으니라구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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